# INTERVIEW

2016.02. 맥스무비 매거진

2016. 1. 27. 19:02

맥스무비 매거진 2016년 2월호.






영화로운 대세 11 | 두려움 없는 도경수


말과 행동이 일치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 높지 않은 확률에 도경수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도경수는 예의가 바르고 자연스러우며 생각이 건강한 청년이다.


요즘 정말 바쁘지 않나. 배우와 가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 같다. 따로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없다. EXO의 디오도 어떻게 보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경수라는 사람이 가수로서는 디오를 연기하고 배우로서는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워낙 인지도도 높고 인기가 많아서 상업적인 작품이나 비중 있는 캐릭터에 치중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규모나 소재에 구애 받지 않는 것 같고 심지어 특별출연도 하는걸 보며 뜻밖의 행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빠져드는 캐릭터라면 뭐든 상관없다. 일단 시나리오를 보고 인물에 빠져들어야 한다. 당장 나와 매치가 안 되더라도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것들이 그 역할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이 인물을 너무 연기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바로 하는 편이다.

<카트>(2014)의 태영도 그렇고 <너를 기억해>(KBS2, 2015)의 준영, <괜찮아 사랑이야>(SBS, 2014)의 강우 등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이 현대사회의 병리가 가득하고, 슬픔이나 각자의 사연이 있었다. 도경수와 전혀 교집합이 없을 것 같은 캐릭터들 인데? 사실 지금은 뭘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보다는 내 안에 있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내는 부분도 있지만, 최대한 도경수와 캐릭터의 중간 접점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강우도 그렇고 태영도 그렇고 내 안에 있는 어두운 면들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순정>의 범실 역이 더 어려웠다.

의외다. 나는 지금 스물네 살인데 범실이는 열일곱 살이다. 청소년 시기의 밝음과 순수함을 표현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원래 과거의 기억이나 추억 같은 것들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열일곱 살 때는 어땠고, 그때 했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어땠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야만 했다. 그때의 감정들을 더듬어 다시 생각하며 범실이를 연기했는데, 조심스럽고 궁금하기도 하다. 과연 관객이 범실이의 행동이나 말하는 부분들을 진짜 열일곱 살의 것으로 봐주실지.(웃음)


연기할 때 크게 감정 표현을 하는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아이러니컬하게 당신의 눈빛과 연기에서 특별한 공감과 휴머니즘이 느껴진다. 오, 정확하게 봐주셨다! 그게 나다. 나는 살면서 한번도 폭발해 본 경험이 없다. 안에서는 폭발을 하는데 밖에서는 안 보이는 식이다. 속으로 계속 누르는 편이다. 

그러면 스트레스 많이 안 받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조금 지나면 잊어버린다. 무의식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 같다. 한번씩 그 무의식 중에 남아있는 부분이 연기할 때 무심코 튀어나올 때가 있기도 하지만.(웃음)

스물네 살의 청년, 지금의 도경수는 어떤 것 같나. 너무 빨리 사회생활을 해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아는 만큼 힘들다는 것을 최근에 너무 많이 느낀다. 분명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지만, 내 나이다운 감정을 느껴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자면 나답게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최대한 그러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어떤 배우보다 멋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얼마 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봤는데 영화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보면서 그냥 멋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 멋있다는 것이 추상적일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이 봐도 멋있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나의 목표다.

올해 결정된 차기작들만 해도 많다. <순정>이 먼저 개봉하고 다음 주자는 <형>이다. 아마 두 작품에서 완전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기대가 된다.



글 박은희(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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